
PGA 투어에서 보낸 본인의 첫 시즌에 점수를 매긴다면.
C학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긍정적인 점들도 많았지만 실력을 완전히 발휘하지는 못했다.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 중에서도 자신의 플레이에 아주 만족하는 선수들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아무리 많은 성공을 거두더라도 더 원하게 될 테니까. 다들 그렇기 때문에 계속 전진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다.
지난해 셸 휴스턴오픈에서 최종라운드 마지막 조로 플레이했지만 연장전에서 이안 폴터에게 패하고 말았다. 프로 데뷔 후 그런 상황은 처음 경험했을 텐데, 어떤 교훈을 얻었나.
어떤 무대에서건 일단 우승권에 들어가면 나머지는 적응의 문제다. 프로에서는 휴스턴오픈이 내가 두각을 나타내고 제대로 승부를 겨룬 첫 번째 대회였다. 그리고 정말로 우승할 수 있을 만큼 플레이가 잘 된다고 느꼈다. 그런데 패하고 말았다. 마지막 홀에서 약 9m 길이의 그 퍼팅만 성공했으면 우승할 수 있었는데, 그게 가장자리를 돌아 나오고 말았다.
아직도 그 순간이 눈에 선할 것 같은데.
그렇지는 않다. 그것에 얽매일 이유가 없다. 나는 좋은 퍼팅을 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거기까지다.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도 2위를 했다. 이렇게 순식간에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비결은.
그 어느 때보다 퍼팅이 잘 된 것 같다. 실제로 지금까지도 퍼팅은 내 실력의 기반이었다. 볼을 홀에 잘 집어넣으면 스코어를 관리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지금까지 단계별로 많은 성공을 거뒀다. 텍사스대학 시절 부상으로 인해 내셔널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못했는데, 혹시 그런 경험 때문에 더 강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아닐까.
맞다. 그때는 정말 속상했다. 프로로 전향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고, 내셔널 챔피언십이 끝나는 날 프로로 전향할 예정이었다. 그걸 보류해야만 하는 상황은 힘들었지만 그만큼 더 감사한 마음으로 플레이를 하게 됐다.
가끔씩 한 발 물러나서 지금의 현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할 때가 있나.
물론이다. 힘든 대회들이 여러 번 있었다. 그리고 이따금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인생에는 훨씬 더 심각한 문제들이 있다. 이런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자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투어에서 존경하는 선수는.
예전부터 필 미켈슨의 팬이었지만 투어 선수들 모두가 서로를 이기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딱히 멘토로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 그래도 배워야 할 점은 많다. 특히 세계 랭킹 상위권 선수들은 다양한 능력을 갖췄다. 그 중에는 특히 개방적인 선수들도 있어서 많은 걸 물어보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대체로 관찰을 통해 배우는 편이다.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텍사스 대학에 진학했는데, 그렇다면 야구의 다저스와 미식축구의 롱혼스 중에서 어느 팀이 당신에게 더 중요한가.
아이고. 이렇게 대답하면 핀잔을 듣겠지만 다저스다. 나는 세 살 때부터 다저스 팬이었고, 지금도 시즌 중에도 다저스의 경기를 챙겨본다.
그렇다면 어느 쪽이 더 받아들이기 힘든가. 다저스가 2년 연속 MLB 월드시리즈에서 패한 것, 아니면 셸 휴스턴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폴터에게 패한 것.
당연히 연장전 패배가 훨씬 더 힘들다(웃음). 아무래도 개인적인 패배를 받아들이는 것이 텔레비전으로 야구 중계를 보는 것보다는 조금 더 힘들지 않겠나.
/ INTERVIEW BY RYAN ASSELTA • PORTRAIT BY JEFF WILSON
성승환 ssh@hmg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