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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의 색다른 매력
리디아 고의 색다른 매력
  • 황창연
  • 승인 2020.01.16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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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골프매거진] 어딘가 모르게 아주 노련하고 익숙해 보이지만 그는 아직 23살의 어린 소녀다. 하긴 15살의 나이에 LPGA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우며 전 세계 골프 팬들에게 존재감을 확인시켰으니 그럴 만도 하다. 이후 항상 최연소천재라는 꼬리표가 붙었고, 그런 압박감 속에 수년 동안을 정상의 자리에 머물렀다. 지금부터 만나볼 골프천재 리디아 고의 이야기다.

지난 2012년 뉴질랜드에서 캐나다로 날아간 조그만 아이가 베테랑 선수들을 모두 물리치고 자신의 몸보다 더 커 보이는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그렇게 골프 천재의 탄생을 알린 리디아 고는 가는 곳마다 기록의 연속이었고, 그가 지나가는 자리는 최연소천재라는 흔적이 남았다. 도무지 내려갈 생각이라고는 들지 않았던 그가 이제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수년을 숨 가쁘게 달려온 만큼 더 높고 멀리 가기 위해 천천히 걷는 중이다. 때로는 파이터 같은 승부욕으로, 때로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때로는 천친 무구한 어린 아이처럼

 

골프에서 가장 어떤 것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인내심과 자신감. 골프는 참을 수 있어야 한다. 어떠한 환경에서도 감정을 다잡을 수 있어야 하고 쉽게 흔들려서는 안 된다. 또 스스로를 믿고 플레이를 하는 게 중요하다. 나 역시 그런 것에 따라 샷이나 결과가 달라진다. 한동안 자신감이 좀 없었는데 지금 좋아지고 있다. 인내심도 마찬가지다.

 

어느덧 투어의 베테랑이 됐다. 지금껏 느낀점이 있다면?

경험이 제일 크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서 복잡한 상황에 빠지는 일이 적었다. 어떻게 보면 단순해서 좀 더 쉽게 플레이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확실히 다르다. 경험이 쌓이면서 노련해지고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하게 됐다.

 

천재소녀, 골프천재 등의 수식어가 부담되지는 않나?

골프천재는 확실히 아닌 것 같다(웃음). 아직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 천재라는 말을 들으면 부담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꽤 좋은 성과를 이뤄 얻은 별명이기 때문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징크스나 습관 같은 건 없나?

퍼팅이 잘 안 될 때는 볼마커를 바꾼다. 라운드 도중에도 바꿔버린다. 그러면 뭔가 심리적으로 위안이 된다. 지매드(G.MAD)라는 볼마커를 사용하는데, 내 이름이나 이니셜이 들어가 있어 애용한다. 아주 예쁜 볼마커다.

어린 나이에 꽤 많은 걸 이뤘다. 다음 목표가 있다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룬 선수는 지금까지 몇 명되지 않는다. 난 그 중 한 명이 되고 싶다.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지금 브리티시 여자오픈과 PGA 챔피언십 2개 메이저 트로피만 남았는데, 이미 우승권까지 가봐서 할 수 있다고 본다.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갖고 있다.

 

목표를 위해서는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할 텐데.

물론이다. 예전보다 체력관리 등 몸을 만드는 트레이닝을 더 철저히 하고 있다. 특히 상체쪽 근육을 더 키우려한다. 복부나 하체는 괜찮은데 상체가 좀 약하다. 스윙에 있어서는 좀 더 일관적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언제나 흔들림 없는 일관적인 스윙을 해야 좋은 성적이 나온다. 트레이닝도 이를 위해 보완하는 것 중 하나다.

 

올해 도쿄 올림픽 출전 욕심도 있겠다. 지난 올림픽은 은메달로 아쉬웠을 텐데.

많은 분들이 그런 얘기를 하는데 아쉽지는 않다. 올림픽에 나간 것도, 또 메달까지 딴 것 자체가 큰 영광이다. 아쉬움보다는 감격해 울컥했다. 올해 역시 올림픽 출전이 목표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들만 모이는 것 아닌가. 출전하게 된다면 즐기면서 플레이하고 싶다.

 

올해 첫 시합은 어느 대회에서 볼 수 있을까?

아마도 2월에 열리는 혼다 LPGA 타일랜드가 될 것이다. 아직 전체 일정을 짜진 않았는데, 대회 장소의 이동거리 등을 생각해 준비할 생각이다. 보통은 3개 대회 나간 뒤 3개 대회 쉬는 일정을 짠다.

 

올 시즌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을 것 같다.

원래 우승이나 톱10에 몇 번 오르겠다 등과 같은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난 시즌보다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기량을 펼쳤으면 한다. 내가 만족하는 골프를 하겠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성적도 따라올 것이다. 무엇보다 좀 더 일관적인 스윙과 기량을 펼치고 싶다. ! 또 한 가지. 올림픽에 꼭 나가고 싶다.

최근 요가를 즐겨한다고 들었다.

어릴 때부터 요가가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관심만 있었지 시합 등의 핑계로 실제 접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룰루레몬이라는 브랜드를 알게 됐고 관계자와 인연을 맺으면서 2018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룰루레몬은 스포츠웨어 브랜드로 알고 있다.

지인을 통해 관계자를 만나면서 인연을 맺었다. 현재 룰루레몬 브랜드 옷을 입고 있는데, 굉장히 편하다. 특히 골프웨어같지 않은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평상복으로 입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아 즐겨 입고 있다.

 

언제든 요가를 할 준비가 돼있는 것 같다. 실제 해보니 어떤가?

단순히 동작을 취하거나 운동이 되는 것 이상으로 큰 효과를 얻고 있다. 동작을 취하면서 집중할 수 있고 하면 할수록 편안해진다. 또 명상을 통해 심리적 안정도 취할 수 있다.

 

골프에도 도움이 되나?

플로리다에 거주하면서 근처에 있는 요가 인스트럭터를 자주 찾는다. 꾸준히 해보니 골프에 필요한 코어 근육 강화를 비롯해 보이지 않는 작은 근육의 움직임까지 단련되는 기분이다. 또 몸의 밸런스를 높이는 데도 좋다. 무엇보다 명상을 통해 평정심을 찾을 수 있다. 골프가 잘 안 될 때 침착하게 문제점을 찾거나 호흡을 한 번 더 가다듬을 수 있고, 코스에서 스트레스 받는 일이 생기면 감정을 가라앉히고 스스로 안정을 취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좋아하는 동작이 있다면?

코브라 자세와 견상 자세다. 두 자세 모두 전신 단련에 좋은데 허리도 펴지고 코어도 당겨져 골프에 아주 좋다. 전신이 스트레칭되서 자주 하는 동작이다. 또 햄스트링이 좀 뻣뻣하고 약한 편인데 근육을 풀어주고 부상을 예방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지금 몸 상태는 어떤가?

아주 좋다. 최근에 건강검진 받았는데 어느 하나 문제없이 정상이라더라(웃음). 올 시즌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한국에 오면 주로 뭘 하며 지내나?

친구들을 만나고 맛 집을 찾아다닌다. 투어를 다니며 생각났던 먹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찾아내 반드시 먹고 만다. 특히 TV프로그램 등에 나왔던 맛 집을 주로 다니는 편이다. 왜 그렇게 맛있게 보이는지 자꾸 생각나서 안 먹어볼 수가 없다.

 

이번에 한국에서 맛있게 먹은 음식은 무엇인가?

불족발과 닭발. 매콤한 맛이 자꾸 입맛을 당기게 한다. 지금도 침이 고인다(웃음). 복어 요리도 처음 먹어봤다. 진짜 깔끔하고 맛나더라. 다음에 또 가고 싶은 곳이다. ! 진짜 좋아하는 곳이 한군데 있다. 월남쌈을 파는 곳인데 고기를 샤브샤브처럼 데쳐서 쌈을 싸먹어 특이하고 맛이 정말 좋다. 그런데 이번에 가보니 장사가 잘 안 되는지 문이 닫혔더라. 정말 좋아하는 곳인데 많이 아쉬웠다. 주로 한국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찾는 편이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있나?

주로 먹거나 운동으로 푼다. 운동 강도를 높여 땀을 충분히 흘리면 스트레스도 같이 풀리는 기분이다.

 

골프하지 않을 때는 주로 무얼 하나?

요가나 트레이닝을 주로 한다. 이밖에는 잘 움직이지 않는다. 그냥 침대에서 뒹굴뒹굴 시간을 보내고 스마트폰을 보거나 맛 집을 찾는다. 투어를 다니며 워낙 많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이외의 시간에는 집에 있는 걸 좋아한다.

성격은 어떤가?

인내심이 강하고 긍정적이다. 또 감정조절이 잘 된다. 문제는 내 기분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 혼자 참는 편이다.

 

수없이 많은 우승을 해봤는데, 상금으로 산 가장 비싼 건 무엇인가?

아마도 집? 이밖에는 딱히 뭘 사는 편은 아니다. 가지고 싶거나 물건을 사는 데 큰 관심이 없다. 단지 아마추어 때 US아마추어 대회 우승하면 어떤 연예인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우승하고 그 연예인을 만나는 기회가 생겼다. 나에게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정말 의미 있는 일이었다.

 

그 연예인이 누군가?

소지섭. 당시 정말 좋아하는 연예인이었다. 실제 만나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카리스마 있었고 매너도 좋았다.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다.

 

한국 아이돌에도 관심이 많겠다.

빅뱅의 팬이다. 그런데 요즘은 마마무에 푹 빠져있다. 특히 화사라는 멤버가 있는데 걸크러쉬해서 무척 좋아한다. 좋아하는 음악 장르는 팝이나 알앤비, 랩 등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마마무의 을 가장 많이 듣는다.

 

이제 이성 친구를 만나고 싶을 때도 됐다.

올웨이즈 오픈!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항상 관심 갖고 응원해줘서 너무 감사하다. 기대한 것만큼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할 때도 있지만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기에 우리 선수들도 존재하는 것이다. 어느 자리에 있던 잊지 않고 겸손하도록 노력하겠다. 계속 많은 응원 부탁드리고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

PROFILE

리디아 고, 1997424일생, 2014년 프로 데뷔

주요 기록: 통산 우승 15

2012년 최연소 LPGA 투어 우승(CN 캐나디언 여자오픈, 아마추어)

2015년 최연소 메이저 우승(에비앙 챔피언십)

최연소 세계 여자 골프 랭킹 1

LPGA 투어 상금왕, 올해의 선수

2016년 리우 올림픽 여자 골프 은메달

 

사진_박광희(울트라 스튜디오)

 

황창연 hwangcy@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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