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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하늘과 푸른 바다가 맞닿은 환상적인 제주의 가을 골프
높은 하늘과 푸른 바다가 맞닿은 환상적인 제주의 가을 골프
  • 황창연
  • 승인 2019.11.12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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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골프매거진] 골프는 언제 어디에서 해도 좋지만 제주에서의 골프는 항상 특별함이 있다. 특히 가을에 하는 제주 골프는 날씨 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환상적이다. 세계 100대 코스답게 잘 관리된 코스와 빠른 그린, 항아리 벙커가 있는 클럽나인브릿지. 팽나무와 억새풀이 인상적이며 평온하고 잘 관리된 페어웨이가 있는 엘리시안제주CC. 조경이 너무 아름다워 새로운 홀로 이동할 때 마다 그림 같은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블랙스톤CC. 환상적인 10월의 제주 골프를 만끽해 보자.

세계 100대 코스의 명성 제주 나인브릿지
제주 나인브릿지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세계 100대 코스에 올라있다. 코스설계에서부터 잔리 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골프장이다. 특히 이 골프장에서 열리는 PGA 투어인 더CJ컵이 끝난 뒤 다시 회원들에게 필드를 개방할 때는 예약이 폭주한다. 필자도 나인브릿지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며 틈틈이 프로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 봤었는데, 처음으로 대회직후 직접 라운드 할 기회를 가졌다.
골프클럽하우스에 들어서면 유럽풍 인테리어가 멋지게 꾸며져 있다. 어디가 어디인지 잘 모를 정도로 오밀조밀하고 복잡하게 설계돼 있다. 마치 미로 같다. 클럽식당도 유럽의 고급식당에 온 느낌이다. 서빙하는 종업원도 표정이 밝고 프로페셔널한 느낌을 준다.
골프코스에 서면 아름다운 전경이 눈에 가득 찬다. 대회기간 중에 백 티(Back Tee)를 사용하는 프로들을 보며 골프코스가 상당히 위협적으로 느껴졌으나 레귤러 티에서는 생각보다 편하다. 다만 페어웨이가 미끄러운 밴트 그래스여서 다운블로로 강하게 치지 않으면 제대로 가격이 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조심스럽다.
첫 느낌은 그린스피드가 상당히 빠르다는 것. 총지배인이 “더CJ컵 대회 1라운드 때의 상태로 그린스피드를 세팅했다”고 한 말이 생각났다. 볼을 굴리지 않고 때리면 낭패를 보게 돼 퍼팅 할 때 신중해야 한다. 그렇지만 빠른 그린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동반한 경기보조원이 프로페셔널하고 상냥해 라운드의 즐거움을 더한다. 여주에 있는 해슬리나인브릿지에 비해 자연경관이나 코스의 레이아웃 등이 한 단계 높다.
한국 10대 코스 패널이면서 나인브릿지 회원으로 2004년 클럽챔피언과 2014년 시니어 챔피언을 지낸 김용이 회장은 “PGA 투어를 유치하고 나아가 100대 코스 순위를 유지하기 위해 매년 코스 세팅을 업그레이드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이와 같은 멋진 골프장이 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더CJ컵 당시 프로들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흉내를 내보니 스윙이 부드러워진다. 그린스피드가 빨라 스코어는 그리 좋지 않았지만 일행 중 그나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초가을 세계 100대 코스에서의 즐거운 라운드는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억새가 인상적인 엘리시안제주CC
엘리시안제주CC는 제주의 높은 가을 하늘과 사철 푸른 양잔디, 곳곳에 서 있는 팽나무가 묘한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겨울에도 푸른 잔디에서 라운드를 할 수 있도록 손이 많이 가는 한지(寒地)형 잔디인 양잔디를 심은 것이다. 골프장은 전체적으로 페어웨이가 넓고 한라산의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벙커와 해저드가 곳곳에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고 주변의 수목들과 조화를 잘 이루면서 자태를 뽐낸다. 무엇보다 조경에 많은 정성을 쏟아 편안하고 아름답다. 특히 끝없이 이어진 억새들의 은빛 물결이 인상적이다. 운영도 깔끔하고 경기보조원 역시 밝은 모습이다.
엘리시안제주는 페어웨이는 넓고 잔디가 잘 관리가 돼 주말 골퍼들이 좋아할 만 하다. 그런데 스코어는 생각보다 잘 나오지 않는다. 경기보조원이 “이곳을 찾는 내장객 대부분 같은 이야기를 한다”고 귀띔한다. 그린의 공기소통을 위해 뚫어놓은 구멍 때문에 라이(lie)나 거리조절이 쉽지 않은 탓도 있는 것 같다.
엘리시안제주의 가장 인상적인 경치는 억새풀이다. 햇빛을 받아 은빛으로 빛나면서 바람 따라 흔들린다. 억새가 주변의 수목과 함께 조화를 이루면서 묘한 매력을 뿜어낸다. 이런 곳에 서면 절로 한 편의 시가 나올 것 같고, ‘아름다운 자연 속의 또 다른 자연’이라는 골프장이 가져다 주는 기쁨에 깊이 감사하게 된다.
제주도 골프코스는 한라산 브레이크로 유명하다. 보통 높은 산 근처에 있는 골프장에는 ‘마운틴 브레이크’라는 착시 현상이 일어난다. 오르막 경사가 내리막처럼 보이기도 하고, 내리막 경사가 오르막처럼 혹은 평지로 보인다. 한라산 근처 골프코스에서 일어나는데 이런 착시현상을 ‘한라산 브레이크’라고 부른다. 다행히 엘리시안제주는 다른 제주 코스와 달리 한라산 브레이크가 많지 않다.

조경이 아름다운 블랙스톤G&R
블랙스톤에 가면 좋은 골프장들은 정말 작은 부분까지 섬세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클럽하우스는 계단에서 짐을 끌고 다니기 좋게 통로 이음부분을 잘 갖추는 등 정성을 느낄 수 있다. 조밀하게 배치돼 있는 고전미있는 가구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블랙스톤은 특히 조경에 관심이 많이 기울이고 있다. 주변 수목이나 꽃이 잘 꾸며져 가는 곳마다 눈에 띈다.
첫 홀에 서면 바로 코 앞에 풍력발전기용 철제 바람개비가 서 있는 것이 보인다. 개장 당시에는 없었으나 최근 설치됐다. 인공 구조물이 주는 낯선 새로움이다. 전반적인 조경과 코스 레이아웃은 상당히 좋아 보인다. 라운드 후 뜨거운 탕에 들어가서 몸을 달래는 것도 골프의 묘미 중 하나이다. 이 곳처럼 시설이 좋으면 더욱 기분이 상쾌하다. 세계적인 골프장에서의 라운드는 색다른 도전이고 다할 나위 없이 즐거운 시간을 준다. 제주에서의 라운드 경험은 우리나라 골프장 문화와 경쟁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글_김승열 객원기자/한국 10대코스 패널

 

황창연 hwangcy@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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