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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휴양지 골퍼들의 천국 터키 안탈리아
신들의 휴양지 골퍼들의 천국 터키 안탈리아
  • 황창연
  • 승인 2019.10.0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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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골프매거진] 사계절 청명한 날씨와 온화한 기후, 에메랄드 빛 지중해가 눈부신 곳. 신들의 휴양지이자 골퍼들의 천국.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조금 낯설지만 유럽 사람들 사이에서는 ‘죽기 전에 꼭 한 번 가 보고 싶은 곳’으로 손꼽히는 터키 안탈리아다.
터키에 있는 24개 골프장 중 17개가 안탈리아의 지중해 해안선 10km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2012년부터 유러피언 투어 터키항공오픈이 매년 개최돼 골프 파라다이스의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안탈리아에서 골프를 하려면 그 골프장과 제휴된 호텔에 숙박해야 한다. 가장 유명한 호텔인 레그넘 카리야 호텔과 제휴 된 레그넘 카리야GC는 지난 3년 연속 터키항공오픈을 개최한 곳이다. 2018년 11월 유러피언 투어 터키항공오픈 당시 저스틴 로즈가 연장 우승을 통해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이 골프장은 브리티시 오픈에서 다섯 번 우승한 피터 톰슨이 정통 영국 스타일로 디자인해 2008년 개장했다. 파72(6,605m)로 구성된 코스는 75개의 벙커와 3개의 커다란 호수로 조성돼 있어 도전적이고 전략적인 플레이가 요구된다. 자신의 골프실력을 가늠해 보려는 골퍼라면 흥미로운 도전을 해 볼만하다.

각 홀 마다 특이한 홀 명칭을 가지고 있어 그 사연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터키항공오픈 당시 중계 TV화면에서 코스 주변을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던 우산처럼 생긴 아름다운 나무는 로마와의 전쟁 중에 군사들이 더위를 피하기 위해 그늘로 활용한 이후 ‘로마 소나무’로 이름 붙여졌다.
이 골프장 레이아웃의 백미는 300m가 넘는 호수를 가운데 두고 접해 있는 10번과 11번홀로 최고의 재미를 선사하는 시그니처 홀이다. 10번홀(파5, 496m, 플랭크홀Plank hole)은 페어웨이 좌측엔 국내에서 한 번도 본적 없는 엄청난 크기의 호수가 있고, 우측은 로마 소나무 숲이 병풍처럼 서 있다. 그래서 티잉그라운드에서 좁은 페어웨이를 바라보는 순간 심장이 뛰고 두려움과 도전의식이 솟구친다. 돼지 등처럼 솟아 있는 그린은 어느 지점에 온그린 되는가에 따라 3퍼팅을 각오해야 할 정도로 까다롭다. 최고로 아름답지만 동시에 악명 높은 이 홀에서 필자 역시 트리플 보기를 하며 전반 홀에서 벌었던 종잣돈(?)을 속절없이 잃어버린 아픈 기억이 남아 있다.
11번홀(파4, 343m, 크라켄 홀Kraken hole) 역시 만만찮다. 크라켄은 북극 바다에 사는 전설의 괴물로 거대한 문어와 비슷하게 생겼으며 바다를 항행하는 배들을 침몰시키는 공포의 대상이다. 이러한 크라켄에 영감을 받아 설계된 핸디캡 1번홀이니 물을 무서워하는 골퍼들에게는 가히 공포의 홀이라 할 수 있겠다. 이 홀은 티잉그라운드 앞에 페어웨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길게 드러누운 야생수가 티샷을 방해한다. 나무를 피하려다 보면 좌측에 호수가 있어 드라이버 탄도조절이 필요한 상당히 전략적이고 기술적인 샷이 요구된다. 랜딩 존 부근의 페어웨이도 폭이 좁아 이를 피하기 위해 티샷 거리를 짧게 하면 2온을 하기가 쉽지 않아 어떻게 공략해야 할까 고민하게 되는 홀이다. 그린은 횡그린으로 호수 쪽으로 경사가 내려간다. 대부분의 골퍼들이 호수쪽으로 퍼팅을 할 경우 크라켄이 삼켜버릴 것 같아 퍼팅을 약하게 해 ‘새가슴’이란 핀잔을 듣게 된다.

이 외에도 카리야 골프장은 전략이 수반되는 아기자기한 코스들과 자연 친화적인 코스 레이아웃이 인상적인 곳이다. 국내에서는 흔한 페어웨이를 가로 지르는 아스팔트 카트 도로는 한 곳도 없으며 소나무 숲 사이로 보일 듯 말 듯한 자연 그대로의 카트 길이 감동을 준다. 세계 100대 골프장을 선정하는 가장 큰 점수 비중은 골프 코스의 자연 친화성이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얼마나 보존하면서 코스를 설계했는가를 심사하게 되는데, 카리야는 그런 측면에서 최고의 골프장으로 손색이 없다.

골프장 뿐 아니라 5성급 호텔인 레그넘의 다양하고 특이한 서비스는 고객을 사로잡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호텔 내 뷔페 식당에는 세계 요리 경연장을 방불케 할 정도의 다양하고 맛깔스러운 음식들이 제공된다. 또 중식, 일식, 해산물, 전통 터키 음식 등 호텔 내 레스토랑 어디든 예약만 하면 공짜다. 식사도중 마시는 와인과 맥주는 물론 식사 후 스탠드바의 각종 주류와 호텔 객실 내 미니바의 음료도 무제한 무료로 제공된다. 안탈리아에 왔다면 꼭 먹어봐야 할 터키 커피와 호텔 파티쉐가 직접 만든 디저트 머랭과 마카롱도 모두 무료로 맛볼 수 있다. 밤에는 터키탕과 야외수영장, 야외바의 다양한 이벤트가 유혹한다. 이곳에서 먹는 주류는 공짜지만 팁 문화가 발달돼 있어 상황에 따라 터키 돈 10~50리라(한화 2,000원~1만원)를 줘야 한다.
호텔에서 10분 만 걸어가면 지중해가 펼쳐지는 백사장까지 갈 수 있다. 지중해의 푸른 물 빛을 바라보며 걷는 산책도, 조약돌을 주워 망망대해를 향해 물 수제비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안탈리아에는 볼 만한 관광지도 많다. 지중해 북쪽의 눈 덮인 토러스 산맥의 이색적인 풍경을 비롯, 1930년께 검투사들이 생사를 걸고 대결을 펼쳤던 원형경기장 아스펜도스, 나폴레옹이 출정하기 전 예언자 계시를 받았다고 전해지는 지중해의 아폴로신전, 시민들의 집회장소 및 노예들을 상거래 했다는 아고라 유적지, 세계를 유혹한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가 밀월을 즐겼다는 그리스 신전 등을 돌아보는 즐거움도 크다. 그리고 액운을 막아준다는 터키 전통의 부적 같은 개념의 ‘악마의 눈’을 호텔 입구 정면에 부착해 놓은 것도,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도 이채롭다.
2015년 G20 정상회의를 개최한 곳이기도 한 레그넘 호텔의 입구에는 아직도 G20 국가의 국기들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당시 참석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진도 볼 수 있는데, 인간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이곳은 300일이 평균 섭씨 15~20℃로 2월과 11월의 기후가 가장 좋다. 터키의 골프인구는 3,000명에 불과하지만 카리야 외에도 세계적인 골프장들이 즐비한 이유다.

내셔날GC는 1994년 안탈리아 골프 발상지로서 아널드 파머, 게리 플레이어, 잭 니클로스 등 골프 전설들의 숨결과 역사가 깃든 곳이다. 또 2019년 11월 유러피언 투어 터키항공오픈 개최 예정지인 몽고메리CC를 비롯해 닉팔도, 타이타닉 등 기회가 된다면 꼭 라운드 해보고 싶은 곳이 많이 있다. 신이 내린 지중해의 휴양지인 안탈리아는 단연 가성비 최고의 골프 천국이다. 깊은 바다 속에 숨어있는 크라켄처럼 많은 홀들이 플레이어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

 

글_김운용 객원기자/한국 10대코스 패널위원장

 

황창연 hwangcy@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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