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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소용돌이
감정의 소용돌이
  • 황창연
  • 승인 2019.08.02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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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코스에서 정신력을 발휘해야 할 순간에 허물어지면서 체면까지 구기는 경우가 많다. 명상이라도 해야 하는 걸까?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골프매거진> 100대 교습가인 존 태터솔에게서 레슨을 받기 전에 내가 마지막으로 골프코스에 갔던 건 처남의 총각파티가 열린 버펄로에서다. 그곳에서 웬 샷이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더니, 두 시간 전까지만 해도 나랑 야구며 자녀교육에 대해서 즐거운 대화를 나눴던 어떤 남자가 3번 아이언을 골프카트에 내던지며 무려 20분 동안 온갖 방법으로 나무를 걷어차는 모습을 봤다.

친한 친구들과 야외에서 보내는 멋진 하루가 애먼 나무에게 쏟아 붓는 화풀이, 이마에 핏줄이 몇 개까지 불거질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이 되고 말았다.

그의 플레이가 형편없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게임은 우리의 이런 면모를 불러낸다. 지난 6개월 동안 태터솔은 인내심을 가지고 내게 골프의 기본을 가르쳐줬지만 그런 지식 중에 이런 면모에 적절히 대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야구와 농구를 했고, 축구와 테니스도 했다. 하지만 어떤 종목을 하면서도 다람쥐의 목을 조르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 골프의 어떤 면이 사람들을 이렇게 미치게 만드는 걸까?

골프는 최고의 선수들에게도 매우 어렵다.” 테터솔은 이렇게 설명했다. “제아무리 높은 단계에 도달해도 골프는 쉽게 우리를 제압하죠.” 골프는 고통과 좌절감을 극대화하도록 구축된 스포츠인 모양이다. 긴장을 풀기 위해 즐기는 게임인 줄 알았건만!

감정을 다스리는 능력도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르는 차이점이다. 위대한 선수들이라고 해서 안 좋은 샷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그들도 좋지 않은 샷을 수도 없이 한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은 형편없는 샷을 오히려 우리보다 더 많이 한다. 그런데 그들이 우리와 다른 건 그걸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투어 선수들은 망상이라고 하면 지나치지만 나쁜 일에 대해 매우 편리한 기억상실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태터솔은 말했다. “아마추어들에 비해 스스로에게 관대하죠. 그들은 자신의 한계를 실험해봤고, 충분히 깨져봤거든요.”

다시 말해서, 우리가 생크를 내고 스스로를 한탄할 시간에 최고의 선수들은 다음 샷을 준비하는데 그들은 이미 지난 샷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나쁜 샷은 나오기 마련이다.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은 그것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다. 그리고 그것이 핵심이다.

안 좋은 샷들을 끊임없이 되새기는 게 엄밀히 말하면 옳은 거겠죠.” 태터솔은 말했다. “하지만 그런 샷을 수도 없이 쳤을 겁니다.

요령은 중심에서 벗어난 것은 무시하는 거예요. 어떤 샷은 평균보다 좋을 테고, 또 어떤 샷은 그보다 못하겠죠. 중요한 건 평균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거예요.” 최고의 선수들은 자신의 능력과 자신의 중간값을 안다. 그들은 자신들이 이따금 최고에 못 미치기도 한다는 걸 알지만 결국에는 다시 좋은 상태를 되찾으리라는 걸 알 만큼 자신의 실력을 신뢰한다. 모든 샷은 1데이터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1데이터 포인트마다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은 스스로에게 손해일 뿐이다.

골프와 관련해서 빈번한 오해 한 가지는, ‘멘탈의 어려움을 말할 때 사람들은 마인드 컨트롤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 담긴 진정한 의미는 감정을 컨트롤할 수 없다는 뜻이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골프 샷 하나에 과민한 반응을 보인다면 이미 멘탈 게임에서 진 것이다.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 언제나 다음 샷일 뿐이다.

자신감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브룩스 코엡카는 현재 이 골프가 전혀 멘탈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태터솔은 말했다. “그는 자신이 세계 최고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대로 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가 맞을 겁니다! 자신이 무적이라고 느끼는 것도 도움이 되죠.”

하지만 전체적으로 골퍼들이 멘탈의 문제라고나 입스라고 하는 것은 마인드 컨트롤과는 전혀 무관하다. “그건 일반적으로 오랜 기술의 문제입니다.” 태터솔은 말했다. “머릿속의 문제 때문에 섕크가 나오는 게 아니고, 스윙이 엉망이기 때문에 나오는 거예요. 스윙을 바로잡으면 게임도 바로 잡혀요.”

물론 말은 쉽다. 짜증은 비효율적이고 자기파괴적이다. 총각파티에서 만난 그 친구에게 그렇게 길길이 날뛸 시간이 있으면 테이크어웨이를 제대로 익히는 데 써보는 게 어떠냐고 말해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랬다면 그는 아마 나를 페어웨이 저쪽으로 던져버리려고 들었을 것이다.

 

by Will Leitch

 

황창연 hwangcy@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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