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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빛나면 돼! 플레이를 망쳤을 때 파트너와 손절하기
나만 빛나면 돼! 플레이를 망쳤을 때 파트너와 손절하기
  • 황창연
  • 승인 2019.08.01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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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골프매거진] 파트너와 짝을 이뤄 참가할 수 있는 골프대회는 늘 혼자 감당했던 고민과 고독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반가운 기회다. 멤버-게스트 토너먼트이든 라이더컵의 포볼 매치이든, 파트너와 함께 하는 시간은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 같다.

한 팀, 형제애, 아니 전우가 된 느낌이다. 서로의 모자란 플레이를 막아주고 보완해주는 파트너다. 옷을 맞춰 입기로 한 위험한 결정? 그보다 더 멋있을 수는 없었다. 콩깍지가 벗겨지는 순간이 오기 전까지는.

, 콩깍지는 얼마나 빨리 벗겨지는지. 손을 마주치고 가슴을 부딪치던 것이 언제인가 싶게, 칩샷은 청크가 나고 퍼팅이 들어가지 않자 눈을 희번덕인다. 파트너가 지난 네 홀 중에 세 번이나 티에서 OB를 내자 나도 모르게 몸동작으로 이런 뜻을 전하게 된다.

어쩌자고 내가 저런 마구잡이를 초대한 걸까그리고 그 즈음해서 이 어처구니없는 라운드가 팀 스코어로 만천하에 공개된다는 데 생각이 미친다. 당신은 플레이를 잘 했건만 그건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여기서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은 같이 침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발을 빼라. 스코어카드에 적히지 않은 이야기를 직접 하라. 어떻게? 걱정할 필요 없다. 클럽 프로 가이가 여기 있지 않은가.

일단 카드를 제출하고 클럽하우스에 비슷한 사정의 골퍼들이 몰려 있다면 이제 비난의 화살이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지를 명백하게 밝힐 시간이다. 아주 섬세한 균형이 필요하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팀의 형편없는 결과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당신의 파트너에게 있다는 걸 모두에게 알려야 한다. 하지만 너무 드러내놓고 비난할 수는 없다. 이제 누군가는 틀림없이 오늘 플레이가 어땠냐는 질문을 던질 테고, 그때 아래처럼 짐짓 순진하면서도 파트너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 대답을 하면 된다.

1. “나는 플레이를 잘 했지. 안타깝게도 파트너가 고전했어심각하게.”

2. “나는 열네 번이나 페어웨이를 갈랐지만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지.”

3. “2.4m 거리에서 3퍼팅을 두 번이나 하는 사람을 본 적 있어? 나는 봤어.”

4. “226야드의 파3였고, 그 친구가 그린에 볼을 올리기만 하면 되는 거였는데.”

5. “나는 언제쯤에나 클라이언트를 파트너로 초대하면 안 된다는 걸 알게 될까

6. “우리 팀이 82타를 했는데, 내 볼을 친 게 84번이라면말 다했지.”

7. “파트너가 내내 조심스럽게 나가는데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하기는 힘들어.”

은근하게 하는 말이지만 듣는 사람들은 당신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파트너의 이름은 들먹이지도 않았다. 따로 메모해서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녀도 좋다.

 

@클럽프로가이의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브랜드는 6개 대륙에 걸쳐 총 0개 코스 디자인을 자랑합니다.

 

황창연 hwangcy@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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