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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골프여행은 눈과 입이 호강하는 남도 해변 골프장
올 여름 골프여행은 눈과 입이 호강하는 남도 해변 골프장
  • 채수종 기자
  • 승인 2019.07.29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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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지 않는 풍광과 남도 특유의 먹거리 풍성

 

글_최상진 객원기자/한국 10대 코스 패널

세계적으로 바다의 굴곡을 따라 조성된 유명한 코스가 많지만, 180〜250m 거리의 바다를 넘겨야 하는 코스는 파인비치가 유일하다.

언제부터인가 주위에서 “골프여행 가자”는 제안을 자주 받는다. 골프를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여행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인 것 같다. 실제, 많은 골프장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아름다운 해안을 품고 있는 해변 골프장과 해발 300m 이상의 쾌적한 산악 골프장이 요소요소에 있다.
특히 서해와 남해에 인접해 있는 골프장에서는 노을이 질 때 낙조가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길게 드리운 여광(餘光)은 점점이 박혀있는 크고 작은 섬들을 연결하며 흑백의 실루엣을 완성한다.
동편제를 따라갈까? 서편제를 따라갈까? 남도 골프 길은 항상 설렌다.
올 여름 골프여행은 ‘천사의 섬’에서 출발하는 해남 파인비치 골프링크스, 미완의 강진 다산베아체 골프앤리조트, 여수의 디오션CC, 거울같이 맑은 섬 골프장 여수경도 골프앤리조트로 여정을 잡을 것을 추천한다. 모두 세계 최고의 리아스식 해안을 자랑하는 남도의 골프벨트에 만들어진 세계적 수준의 골프장들이다. 또 모두 대중제 고급 골프장을 지향하고 있어 부킹의 어려움이 없다. 사계절 남도 특유의 먹거리와 쾌적한 잠자리를 제공해 맛깔 나는 골프를 즐기기에 손색이 없는 곳이다. 다시 말해 눈과 입이 모두 호강하는 골프장들이다.

1. 파인비치 골프링크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홀’에서 느끼는 골프의 행복

2010년 오픈한 파인비치는 골퍼들 사이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골프장,
다시 가보고 싶은 골프장으로 사랑 받는 곳이다. 바닷속에 잠긴 듯한 그린과
해안 쪽으로 꺾여있는 그린 등 쉽지 않은 코스지만 전반적으로 평탄한 지형이라 탁 트인 바다조망과 함께 걷는 골프의 진수를 맛보게 한다.

세계적으로 바다의 굴곡을 따라 조성된 유명한 코스가 많지만, 180〜250m 거리의 바다를 넘겨야 하는 지형은 파인비치가 아마 유일한 곳이 아닐까?
이 골프코스의 백미는 2017년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으로부터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파3홀’로 선정된 바 있는 16번홀이다. 자라의 오른쪽 어깨에서 목까지 이어지는 215m의 홀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특히 만조 때 핀을 향해 날아가는 볼이 만들어내는 포물선을 바라보면 “이 맛에 골프를 한다”는 골프예찬론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물론 그린에 안착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대부분의 볼은 골퍼들의 아쉬운 탄식과 함께 바닷 속으로 잠겨 버린다.
이어지는 다음 홀은 핸디캡 1번 433m 파4 홀이다. 프로의 경우 자라의 왼쪽 귀에서 어깨까지 최소 250m 이상을 날려야 버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또 착지지점에 작은 회오리바람이 늘 존재해 공을 바다로 밀거나 절벽 아래로 수직 낙하시킨다. 이 홀은 많은 주말 골퍼들이 “파인비치의 아름다움을 쟁취할 수 있는 길은 실력 뿐”이란 슬픈 명제를 확인하고, “다음에 기필코 다시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곳이다.
만일 파인비치 방문을 버킷리스트에 담고 있다면 파인비치 특유의 시하도 노을과 낙조를 포함시켜야 한다. 매주 토요일 오후 모닥불이 있는 클럽하우스 앞뜰에서는 18홀의 귀환을 환영하는 트럼펫 선율이 이어진다. 히노끼탕에 몸을 담그고 지나온 파인과 비치코스를 복기해 보노라면 진한 아쉬움이 몰려 오지만 자연의 감각과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파인비치가 있어 행복하다는 느낌이 충만해진다. 땅거미가 지고 모닥불이 밝혀지면 작은 음악회로 여행자의 낭만을 북돋우고, 묵은지로 정갈스레 준비된 남도음식이 길손의 미각을 자극한다.

 

다산 베아체GR은 갯마을 한 자락이 바다에 떠 다니는 듯하다.

2. 다산베아체 골프앤리조트, 해안선을 따라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코스 이어져

해남 땅끝 마을로 내려가다가 월출산을 중심으로 소백산맥이 길게 8자 형태로 가지치기한 강진만으로 들어서면 저 멀리 광주산맥 끝자락에 우뚝 선 청자타워 전망대가 보인다.
“아! 이곳이다.” 정약용의 얼이 잠든 다산초당이 있고, 모란의 주인공 김영랑 시인의 생가가 있는 곳. 그래서 문화유산을 답사하는 유홍준 선생이 “남도 답사 1번지”로 매겨놓은 강진이다.
해무에 수줍은 듯 자태를 감추는 다산 베아체GR은 갯마을 한 자락이 바다에 떠 다니는 듯하다. 완만한 해안과 굴곡진 해변이 골프장의 기본 골격을 만들었다. 자연주의 친환경 골프설계가로 이름 난 구로사와 나가오(黑澤長夫)와 마주서게 된다. 총 27홀 중 14개 홀이 바다를 품고 있고 영랑시인의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처럼 이른 봄부터 따사로운 햇살이 사계절 힐링을 약속한다.
문학을 사랑하는 근화건설의 김호남 회장은 “강진의 문화적 배경을 살려 강진만의 아름다움을 바탕으로 다산의 사색, 그가 흠모하는 단테의 사랑, 해상의 왕 장보고의 용맹을 코스에 담았다”고 했다. 전남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섬 1호로 선정된 가우도의 출렁다리를 걸으며 자연의 위대함과 생태의 오묘함을 맛본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골프장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강진의 또 하나의 특징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정식의 고향이라는 것. 이름도 맛깔스러운 예향, 청자골, 다강, 돌담 등은 꼭 다녀와야 할 곳이다.

 

 배를 타고 골프장으로 향하는 5분의 항해(?)는 미지의 천국으로 들어가는 설렘을 준다.

3. 여수경도 골프앤리조트, 섬의 낭만과 설렘이 있는 한국의 페블비치

여수 엑스포를 계기로 전남개발공사는 2007년 아시아 최고의 해양 관광 골프장 조성을 꿈꾼다. 도심에서 가깝고 섬 하나를 온전히 골프장으로 쓸 수 있는 곳, 짧게나마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낭만이 있는 곳, 먼발치 대형 여객선이 유유히 항해하는 바다전망이 좋은 곳. 공사가 찾은 곳이 여수 시 국동항에서 약 0.5km 떨어진 바닷물이 거울같이 맑다고 이름 붙여진 경도(鏡島)였다. 이곳 71만평에 2014년 1단계로 오동도코스, 금오도코스, 돌산도코스의 27홀 골프장과 100실 규모의 콘도와 오토 캠핑장이 마련됐다. 배를 타고 골프장으로 향하는 5분의 항해(?)는 미지의 천국으로 들어가는 설렘을 준다. 섬 전체를 한 바퀴 돌아야 하는 경도CC는 3개 홀이 바다와 계곡을 건너고 16개 홀이 바다를 접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류스 캐슬코스를 디자인해 세계 100대 코스에 진입시킨 DMK Golf Design의 데이비드 맥레이 키드는 링스코스의 중요 구성요소인 ‘바람’을 적절히 구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바다에 접한 골프코스는 바다로 공을 날려 바다와 절벽을 넘기는 묘미가 있다.
첫 시공이 된 오동도코스는 안정적이며 길이의 부담이 덜하다. 반면 금오도코스는 바람을 안고 오르막 티샷을 해야 하는 힘의 골프를 필요로 한다. 시원한 바다조망과 경도를 휘돌아가는 돌산도코스의 최장 590m 파5 6번홀과 이어지는 175m 파3 홀은 페블비치에 비유된다. 아직 연륜이 짧지만 명소, 명품의 기본을 갖췄다는 점에서 미래에 대한 기대가 큰 곳이다. 이제 새 주인이 된 미래에셋그룹이 2단계 사업으로 호텔, 빌라, 요트마리나, 워터파크, 해상케이블카 등을 갖춘 아시아 최고의 명품 복합리조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곳도 파인비치와 같이 서울 양재 시민의 숲에서 매일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디오션 리조트는 바다를 품은 산악골프장이다.

4. 디오션 리조트, 정교한 샷 필요한 바다를 품은 산악골프장

경도에서 해안을 따라 서쪽으로 약 15km 이동하면 여수 앞바다로 흘러 내리는 봉화산(350m)의 완만한 산세를 따라 조성된 디오션CC를 만난다. 바다를 품은 산악골프장 이라고 해야 할까? 먼 바다와 가까운 바다, 싱그런 해송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경도에서의 호쾌함은 이곳에서는 정교함으로 바뀌어야 한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짜릿함이야 있지만 공을 빼앗아 가는 바다를 어찌 탓할 수 있으랴? 웨스트 3번홀은 2017년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이 선정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파3 홀’에 이름을 올렸다.
맞은편 저 멀리에 여수경도CC가 보이고 이름도 예쁜 백야도, 하하도, 상화도 등등 수많은 섬들이 조약돌을 뿌려놓은 듯하다. 섬과 섬을 잇는 가는 연필선 같은 연육교들은 가보고 싶은 충동을 자극하고 그 곳에서 4계절의 입맛을 돋우는 봄 도다리 쑥국, 여름 하모 샤브샤브, 가을 전어구이, 겨울 굴국밥 등 여수의 미각을 만나리라는 기대도 준다. 여수는 ‘식객’으로 이름난 만화가 허영만 선생의 고향이기도 하고 청정 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사계절 식자재로 식도락을 즐길 수 있는 맛의 고향이기도 하다.
골프를 사랑하는 그가 외지인들에게 소개하는 음식점은 화려하지도 않고 여수 사람들이 즐겨 찾는 소박하면서 내실 있는 곳이다. 그의 입맛으로 추천하는 여수 특유의 갈치조림, 홍어, 돼지목살, 게장, 갯장어 등 토속음식은 구수한 입담의 욕쟁이 주인 할머니와 궁합이 잘 맞을 것 같다. 여수경도CC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한려수도의 종착지이며 동백나무와 이순신 장군이 화살을 만들어 왜적을 무찔렀다는 시누대가 울창한 오동도가 있다. 겨울에 새빨간 꽃잎을 불태우는 동백과 꽃가루를 나르는 동박새를 만나는 것도 큰 기쁨이다.

 

 

 

 

채수종 기자 sjchae@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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