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6-20 17:26 (목)
Desire to Fly High 김비오의 비상!
Desire to Fly High 김비오의 비상!
  • 황창연
  • 승인 2019.06.07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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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대상의 영광도, PGA 투어 입성도 추락하는 김비오(29, 호반건설)를 잡을 수 없었다. 급기야 시드전의 숨 막히는 긴장도 경험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다시 비상했다. 지난 4월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에서 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눈물로 토해냈다. 글_황창연 기자, 사진_차병선 기자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시작은 화려했다. 2010년 데뷔 해에 KPGA 대상과 덕춘상, 명출상까지 휩쓸었고, PGA 큐스쿨을 공동4위로 통과하며 미국 무대에 직행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미국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웹닷컴 투어로 밀려났고, 급기에 한국에 돌아와서도 통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렇게 김비오는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하고 있었다하지만 올해는 완전히 달라졌다. 첫 번째 수확물로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 우승 트로피도 챙겼다.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펼친 김비오는 골프에 임하는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미국 무대도 다시 도전할 것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7년 만에 우승, 참 오랜만이다.

너무 행복하다. ‘또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었다. 부모님과 아내 등 함께 마음고생한 가족들이 떠올라 감정이 복받쳐 울컥했다. 우승으로 다른 시합에서 예선전을 거치지 않게 된 것도 좋다. 좀 더 쉴 수 있어서 체력적으로 부담이 덜 될 것 같다.

 

오랜만에 큰 상금도 받았을 텐데.

나를 위해 특별히 산 건 없다. 다만 아내에게 우승할 때마다 선물 1개씩 해주기로 약속했었다. 그래서 가방을 하나 사줬다. 그리고 양가 부모님께도 선물을 해드렸다.

 

데뷔하자마자 대상까지 차지하며 한 마디로 잘나가던 선수였다. 갑자기 성적이 안 좋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심리적인 요인이 컸던 것 같다. 골프에 임하는 자세가 너무 폐쇄적이었다고 할까? 넓게 보지 못하고 자꾸 기술적인 문제로만 바라봤던 것이 문제였다.

 

아무리 그래도 한 순간에 그렇게 무너질 수도 있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기술적으로 의지할 사람이 없어서 혼자만 파고들었다. 시합 때도 지금 하는 게 맞나, 안 맞나혼자서 생각을 많이 했고, 마치 과학자라도 된 것 마냥 답을 찾아다녔다. 그렇게 1, 2년 보내고 많은 시간동안 고생하게 됐다.

 

그런 걸 슬럼프라고 해야 하나.

그렇다. 잘하다가도 긴 시간동안 성적이 안 나오면 슬럼프라는 단어가 나올 수밖에 없다. 물론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 때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만 슬럼프라는 단어밖에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때는 입스나 슬럼프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고 인정할 수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주변의 조언에 귀를 닫아버렸고, 내 방식이 옳다고 판단했다. 너무 고집불통이었다.

 

투어 카드를 잃고 시드전까지 간 기분은 어땠나.

처음에는 슬펐다. ‘내 기량이 여기까지 떨어졌구나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슬퍼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시합을 잘해야 했기 때문에 받아들였다. 그 상황에 주어진 대로 빠르게 적응하려 했다. 그리고 모두 같은 조건이니 불평하지말자고 스스로 주문했다. 벼랑 끝에 서있는 기분이어서 첫날은 긴장도 많이 했다. 그런 마음을 가진 것도 변화 중 하나다. 예전에는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오래 성적이 안 나오면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을 텐데.

아주 많았다. 한참 어렸지만 처음 미국에 가서 골프가 잘 안 되니 그곳 생활이 싫었고, 그만두고 싶어졌다. 3년 전쯤에는 내가 골프로 한 가정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실력이 될까, 이제 내 실력이 부족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올 시즌의 경우 준비를 잘했는데도 첫 시합부터 부진해서 정말 실력이 많이 떨어진 게 아닌가, 더 열심히 하면 될까라는 의구심도 생겼다. 그럴 때마다 다시 마음을 다잡아준 사람이 아내다. 아내 덕분에 골프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아내가 어떤 부분을 얘기해줬나.

정말 다른 시각이 필요했다. 골프 전문가들의 시각 말고 정말 인간적으로 내가 어떤 상태인지 알려줄 사람이 필요했는데, 작년에 아내가 미국에 함께 있으면서 나의 모습에 대해 얘기해줬다. 고집이 세고, 주위사람 말을 잘 안 듣고, 혼자 잘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귀 닫고 옆도 안 돌아보는 것 같다는 등. 정말 있는 그대로 진단을 내려줬다. 그러면서 믿을 수 있는 코치를 두고 그 분이 설사 틀릴지언정 한 번 해보는 게 어떠냐고 말해줬다. 그게 첫 단추였다. 일단 귀를 열자는 조언으로 시작한 것이다.

 

그런 상황이 쉽게 받아들여졌나.

그때가 변화를 시작한 때이지만 제일 힘들기도 했다. 코치를 처음 만나서 당장 고치는 것 말고 좀 더 먼 목표를 두고 좋아질 수 있는 훈련을 하자고 했고, 이후 그렇게 시작했다. 그런데 원래 하던 스타일과 너무 달라 연습하는 내내 화도 나고 짜증도 나더라. 내 방식과 달라 참을 수가 없었다. 다행히 일주일동안 꾹 참고 해보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러면서 뭔가 실마리가 하나씩 풀리는 것을 느꼈다. 지금까지의 내 모습을 한 번 더 되짚어보고 좀 더 냉정하게 판단하게 됐다.

 

그럼 지금은 골프를 대하는 자세나 마음가짐이 달라진 건가.

180도 완전히 바뀌었다. 대략 20년 동안 골프하면서 항상 한 가지 방법만 고수해왔는데, 그 스타일을 고치는 게 얼마나 어려웠겠나. 오히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방법이라 신선하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쉬운 방법인데 정말 돌아서 왔다는 생각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게 바뀌었나.

지금까지는 플레이나 구질 등 항상 잘됐을 때를 떠올렸다. 예를 들어 2010년도에 대상 탔을 때는 드로 구질이어서 잘됐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해야 잘 할 수 있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있었다. 그런데 아내는 그런 샷을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연습을 해보라는 식이었다. 그때 망치로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정말 단순하지만 그렇게 접근할 수도 있구나라고 느꼈다. 슬라이스가 나면 페어웨이 왼쪽만 보고 때리면 되는데, 나는 그걸 굳이 드로로 치려고해서 더 안 좋은 결과를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시야가 좁았다. 경주마처럼 양쪽 시야를 가려놓고 내가 생각하는 대로만 가려는 모습이 미련해보였다.

미국 진출은 어땠나.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운 좋게 어렸을 때 미국에 진출했고, 또 작년에도 경험을 해봤다. 예전에는 엉겁결에 가서 그런지 마음의 준비가 덜됐다. 20대 초반이었으니까 놀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한편으로는 꼭 미국에서 골프해야 행복할까라는 안일한 생각도 했다. 반면 작년에는 정말 원해서 간 것이다. 그래서인지 진심으로 거기 있고 싶더라. 예전에 가족과 함께 미국 생활을 해봐서 적응의 문제는 아니다. 그런데 확실히 미국에 있고 싶을 때와 아닐 때는 마음가짐에 따라 극명하게 차이가 생기는 것 같다.

 

그럼 앞으로 미국 무대에 또 도전할 생각인가.

당연히. 미국 진출이 가장 큰 목표이자 뛰고 싶은 무대니까 계속 노력할 것이다. 그런데 고민인 점은 어떤 방법과 과정을 통해 가야하는가다. 예전에는 무조건 웹닷컴 투어를 통해 가는 방법이 있었는데 지금은 세계 랭킹을 높이는 방법도 있고, 일본이나 아시안 투어를 통할 수도 있다. 지금은 방법이 좀 더 다양하고 많아졌으니 상황에 맞게 준비하려 한다.

 

실제 미국에서 기량 차이를 느꼈나.

예전에는 기량이 떨어진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그런데 내 기량을 찾고 내 골프만 갖춰지면 충분히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작년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실제 시합 도중 맹장염으로 병원에 가게 되면서 이후 3개 대회에 출전 못했는데, 그때 괜찮았으면 지금 PGA 투어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포기한 시합에서 5위를 달리고 있었고, 이후 대회 불참도 아쉽다. 언어나 적응에도 문제없기 때문에 내 기량만 찾으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 진출도 고려해볼만 하지 않나.

아예 배제하고 있는 건 아니다. 단지 일본 골프장이 내 골프 스타일하고 맞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추어 때 일본에서 우승한 적은 있지만 그 이후에 프로 데뷔해서 일본에서 플레이해봤더니 그렇게 나하고 잘 맞는다는 판단이 서지 않았다. 일본 골프장은 좀 더 타이트한데 내 골프 특성상 또박또박 치는 편이 아니라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예 안 가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전에 가졌던 인식이 남아있는 것 같다.

사진_KGT 제공.

골프 스타일이 어떤가.

아직은 과감한 편이다. 지난 SK텔레콤오픈에서 최경주 선수, 김경태 선수 등과 플레이해봤는데, 나와 비교했을 때 플레이에 장단점이 있더라. 냉정하게 보면 확실히 나보다 노련하다. 아직 내가 따라가지 못하는 부족한 부분을 느꼈다. 특히 과감해야할 때 그것을 억제하고 욕심을 버릴 줄 아는 선수가 돼야할 것 같다. 아직은 플레이가 잘 되는 날이면 유혹하는 홀에서 나도 모르게 과감해진다. 그러면서 망가지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코스 매니지먼트나 스코어 운영 부분에서 미흡하다는 것을 느낀다.

 

이제 결혼도 하고 2세도 생각해야 한다. 한 마디로 책임질 가족이 생겼다.

책임감이 강해지긴 했다. 결혼하기 전 부모님과 살 때도 책임감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바뀔지는 몰랐다. 내 능력으로 가족을 먹여살려야하니 행동도 마음대로 못하겠고, 쓰는 것도 쉽게 안 된다. 시합 도중 욱할 때도 있고 화도 나지만 지금은 좀 더 자제하게 된다.

 

어찌됐든 시즌 초반 우승으로 분위기가 좋다. 목표는.

대상과 상금왕이다. 그간 좀처럼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목표를 너무 크게 잡는 게 아닌가라고 할 수는 있는데 못할 건 없다. 아직까지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그동안의 경험을 잘 살린다면 생각하는 목표를 이룰 것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야 할 것이 있다면.

매일매일 꼭 해야 되는 것들을 시합 핑계로 거르면 안 될 것 같다. 예를 들어 올해 처음 트레이너, 컨디셔닝, 레슨 프로 등 팀을 만들었다. 꾸준히 관리하면서 일 년을 보낼 계획인데 피곤하다는 등의 핑계로 거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목표했던 퍼즐이 잘 맞춰질 것이라 믿는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부족한 점은 없다고 생각하나.

허석호 프로에게 퍼터와 쇼트게임을, 조태형 프로에게 샷에 대한 조언을 받고 있다. 오래되진 않았지만 심적으로 많이 안정을 찾았다. 그래서 두 분이 조언이 큰 힘이 된다. 아직 페어웨이나 그린 적중률이 만족할 만큼 상위권은 아니지만 차츰 좋아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이제 시즌 초반이니 앞으로 내 행보를 눈여겨 봐줬으면 좋겠다. 나는 우승 한 번으로 만족하고 끝낼 선수가 아니다. 앞으로 멋진 샷과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테니 관심 있게 지켜봐주길 바란다. 그리고 가족들에게는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지금처럼 믿고 응원해주면 좋겠다.

 

 

* 김비오

1990년생, 182cm

계약: 호반건설, 테일러메이드, 나이키, 푸른농산

우승 기록

KPGA 투어 통산 4, 원아시아 투어 1

2010년 조니워커오픈

2011년 난샨 차이나 마스터스(원아시아 투어)

2012년 제31GS칼텍스 매경오픈, SK텔레콤오픈

2019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

 

황창연 hwangcy@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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