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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호프만의 진실
찰리 호프만의 진실
  • 황창연
  • 승인 2019.05.15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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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골프매거진] 거의 다 잡았다가 놓친 적이 너무 많았다. 만년 2등인 찰리 호프만이 승자의 시각으로 1등과 1등급의 차이를 논하는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2006년부터 투어에 완전히 합류했는데, 최근 들어 꾸준히 리더보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면서 작년과 재작년에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뒀다. 일관된 성적에 자부심을 느낄 것 같기도 한데.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보다는 대회에서 우승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에 더 자부심을 느낀다. 해마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파악하려고 노력하는데, 그 부분이 자랑스럽다.

 

통산 4승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2위는 지난 발레로 텍사스오픈을 포함해서 총 여덟 번이다. 특히 WGC-브리지스톤에서는 캐디에게 ‘2위하는 게 지겹다고 말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그랬다. 좌절감을 느끼는 건 분명하다. 어쩌면 그게 대회 우승이 기대만큼 많지 않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우승에 대한 염원이 너무 크다는 것. 돌이켜보면 우승은 그냥 자연스럽게 뒤따라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떨 때는 플레이를 썩 잘하지 못했다. 이긴 적도 있고 탁월하게 플레이해서 우승한 적도 있다. 일요일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예측할 수 없다.

 

우승을 지나치게 원하는 것의 역효과가 있다는 뜻인가.

플레이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면 그럴 수 있다. 처음 몇 라운드와 마지막 라운드의 플레이 방식이 다르다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러 해 동안 플레이하면서 깨달은 게 있다면, 선두인 상태에서 보수적인 플레이를 하는 건 나한테 맞지 않다는 것이다. 하던 대로 해야 한다. 공격적인 스타일로 버디를 노려야 한다는 뜻이다. 일요일에 밀리는 선수들은 별로 많지 않다. 가속 페달을 계속 밟는 편이 나한테는 더 성공적이었다.

 

메이저대회에 스물아홉 번 출전했지만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가속 페달을 힘껏 밟는다는 마음가짐이 메이저챔피언십에서는 통하지 않은 건가.

코스가 마음에 들고 내 플레이 스타일하고도 잘 맞는 마스터스에서는 성공적이었다. 일요일에 내가 원한 대로 마무리를 짓지 못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바라건대 앞으로는 승리를 차지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2017년 프레지던츠컵처럼 또 다른 큰 대회들은 어땠나. 마침내 처음으로 미국 팀에 합류했고, 리버티내셔널에서 열렸던 그 대회가 아주 특별했을 것 같다.

너무 좋았다. 말한 것처럼 팀에 합류한 건 처음이었고, 앞으로 또 누리고 싶은 경험이다. 케빈 채플과 나는 금요일에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버디를 많이 하면서 승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출전을 해야 했기 때문에 너무 많은 플레이로 완전히 탈진하고 말았다.

 

프레지던츠컵 직후에 당신이 살고 있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그곳에서 대학을 다녔고 지금은 그곳에 정착해서 살고 있다. 콘서트 총격 사건의 피해자들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날 밤이 기억나나.

기억난다. 프레지던츠컵 우승을 축하하고 있었다. 그런데 소셜미디어였는지 문자였는지는 확실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무튼 메시지를 받았다. 무슨 일인지 의아했다. “라스베이거스를 위해 기도해주세요라고 적힌 걸 본 기억이 난다. 하지만 프레지던츠컵 우승을 축하하는 자리였고 술도 몇 잔 마셨던 터라 그것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일이 터졌을 때는 거의 잠을 자고 있었고, 나중에 일어나서 자세한 내용을 읽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망연자실해진다.

 

총격사건이 있고 한 달 후에 라스베이거스에서 슈라이너스오픈이 열렸다. 그때 상금을 모두 기부했는데, 사건직후에 뭔가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나.

꼭 그렇지는 않다. 대회책임자에게서 연락이 와서 이런 저런 것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나는 아내하고 의논해서 의견을 정리하겠다고 대답했다. 마침 아내가 바로 옆에 앉아 있었고, 나는 전화를 끊은 다음에 아무래도 플레이 상금을 총격사건의 희생자들을 위해 기부해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 토너먼트의 주된 수혜자는 슈라이너스 병원이고, 수많은 좋은 취지를 위해 조직된 대회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피해자 가족들을 도울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막상 얘기가 나와서 실행하는 데에는 어려운 게 없었다.

 

지금껏 찰리 호프만 재단을 통해 200만달러가 넘는 기금을 조성하는 등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에 앞장 서 왔다. 어떤 계기로 사회 환원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나.

투어 때문이다. 투어에서는 우리에게 그런 마음가짐을 불어넣는다. 여기에서 활동하다 보면 PGA 투어부터 스폰서들, 그리고 다른 선수들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사회를 위해 얼마나 많은 일들을 하는지 보게 된다. 나는 예전부터 프로 골퍼가 되길 바랐지만 사회에 환원하면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는 꿈은 한 번도 꿔본 적이 없다. 그건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는 것보다 훨씬 더 기분 좋은 일이다. 그것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 내가 확신하는 한 가지

해가 갈수록 실력을 쌓아가는 비결? 절대로 안주하지 않는 것이다. 나보다 체력이 더 강하고 실력이 더 뛰어나고 속도도 더 빠른 젊은 선수들이 해마다 등장하는 가운데 그들과 경쟁에서 내가 살아남는 가장 효과적인 건, 나에게 가장 잘 맞는 것을 찾아내서 거기서부터 게임을 구축해나가는 것이다.

 

황창연 hwangcy@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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