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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라운드와 어울리는 맥주는? 여기 얼음처럼 차가운 맥주 한 잔이요!
골프 라운드와 어울리는 맥주는? 여기 얼음처럼 차가운 맥주 한 잔이요!
  •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 승인 2019.03.0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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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하고 순하고 얼음처럼 차갑고 거품이 흘러넘치는 맥주 한 잔이면 하루의 시름을 잊을 수 있다.
으으음, 맥주… 이렇게 흘러넘치는 거품을 보면서도 맥주를 들이켜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맥박을 재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맥주는 멋진 라운드의 축하하는 완벽한 보상이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불과 5분도 지나지 않았다. 나는 맥주 한 캔을 따서 부엌 싱크대에 그대로 부어버렸다. 신성모독이라고 말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무슨 허튼 짓이냐는 소리도 들리는 것 같다. 그 맥주는 IPA였고,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나는 IPA를 매우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다음 주머니칼을 꺼내서 캔의 배를 가른 후 직경을 측정했다. 6.3cm가 조금 넘었다.

골프의 목적은 볼을 직경 10.8cm의 홀에 넣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우리가 골프를 하는 이유일까?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코스에서 별로 재미없는 동반자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스코어카드에 적힌 스코어가 낮으면 만족스럽기는 하지만 친한 친구들과 차가운 맥주를 마시며 라운드를 즐길 때의 그 만족감은 어떤 숫자도, 그 숫자가 아무리 낮더라도, 대신 채워줄 수 없다. 우리 집 부엌에서 실시한 이번 연구는 골프와 맥주가 서로 뗄 수 없이, 보편적으로 결합돼 있음을 역사상 처음으로 확인해줬다. 맥주 캔과 홀은 모두 골프볼(4.3cm)을 담기에 적당한 크기이며 둘 다 둥글다.

일반적인 미국 맥주를 미국 밖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과 미국 내에 사는 많은 젊은 친구들은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큰 이유는 확실한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압도적인 맛이 없고 어딘가 물 같기 때문에 일반적인 미국 맥주들이 더운 날 골프코스에서 마시기에 더없는 청량감을 제공하는 것이다. 제대로 냉장을 하면 빨리 차가워지고, 살얼음이 덮인 맥주 한 캔의 모습은 시각적인 페로몬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1980년대 초에 고등학교 대항전에 참가했을 때 상대팀 선수들이 나와 내 동료에게 밀러 하이 라이프를 건넸다. 맥주는 비닐에 담은 얼음 속에 넣어서, 당시에는 지금보다 더 컸던 골프백에 숨겨 놨다. 우리 4명은 플레이하는 동안 즐겁게 그 맥주를 나눠 마셨다. 그 친구들은 우리 팀을 처음 봤는데도 장난기를 감추지 않았고, 우리 뒤에서 플레이하는 자신들의 동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골탕도 먹였다. 그리고 홀마다 깃대를 홀에 다시 꽂는척하면서 그린 아무데나 그냥 꽂아버렸다. 심지어 홀과 가깝지도 않았다. 스포츠맨십과는 부합되지 않는 행동이었지만 보고 있자니 유쾌하긴 했다. 내가 거의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때의 그 상대팀 선수 가운데 1명과 연락을 하며 지내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수입 맥주, 그리고 내가 싱크대에 부어버린 IPA(휴가 때 손님맞이를 하면서 준비했다가 남은 것)처럼 도수가 높은 수제 맥주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거나 와인과 독주 때문에 골프와 잘 어울리는 미국 맥주들(쿠어스 라이트, 버드 라이트, 밀러 라이트, PBR 등등)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건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이런 대표적인 맥주 브랜드의 전반적인 판매량은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남부와 오스틴, 필라델피아, 올랜도 등지에 사는 다양한 연령대의 친구들에게 신속하게 확인해본 결과 그린에서는 여전히 기본적인 미국 맥주들과 몇몇 멕시코 맥주들이 강세다. 골퍼들이 직접 챙겨오기도 하고 코스의 맥주 카트에서도 그 브랜드를 판매한다고 한다(카트에 부착된 아이스박스는 내가 꼽는 골프와 관련된 가장 의미 있는 혁신이다). 여전히 궁금증이 가시지 않아 비어애드보킷닷컴(beeradvocate.com)에 들어가 봤다. 그 사이트는 리스펙트 비어를 모토로 삼고 있고, 그곳에 드나드는 네티즌들은 맥주에 대해 훨씬 더 진지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그곳에서 눈에 띄는 글이 하나 있었다. 아버지의 골프여행에 챙겨드리면 좋을 맥주를 추천해달라는 한 젊은 친구의 글이었다. 댓글에는 알코올 함량이 낮아서 술이 천천히 취하는 올데이 IPA 추천이 많았다. 하지만 첫 번째 답변은 어딘가 시적이었다. “쿠어스 라이트는 적당한 시간과 장소가 있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선생님! 바로 그런 시간과 장소가 있었으니, 1992US오픈이 열린 페블비치였다. 절친한 친구인 베이츠는 자가용 비행기를 빌려서 나를 태우고 페블비치로 향했다(이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마지막 라운드도 막판에 다다랐고,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우승이 확실시되는 톰 카이트에게 쏠리는 중이었다. 우리에게는 2개의 선택이 있었다. 그 무리에 합류해서 빨간 스웨터를 입은 남자가 남들보다 적은 샷을 하는 모습을 지켜볼 것인가, 차가운 맥주를 한 캔씩 들고 사람들이 사라진 코스의 아름다움을 한적하게 감상할 것인가. 몇 분 후, 우리는 광활한 태평양을 바라보며 텅 빈 관람석에 앉아 있었다. 술을 마시며 웃기지도 않은 얘기에도 웃음을 터뜨렸는데, 그 중에는 이런 것도 있었다. 그날 아침에 베이츠는 양말만 신은 채로 신발 가게에 들어갔다. 우리가 카멜에 도착했을 때 그는 신발을 신고 있었지만 토요일 밤에 해변을 걸으려고 길가에 놔둔 걸 누가 훔쳐갔다. 맥주를 마시면서 베이츠가 말했다. “내가 들어갔을 때 신발을 손쉽게 팔 수 있다는 걸 그 사람들이 알았을 거라고 생각해관중의 환호성이 커지는 만큼 우리는 더 오래 웃었고, 내 친한 친구와 함께 나눈 그 순간이나 그때의 추억은 그 어떤 골퍼의 어떤 샷을 지켜보는 것과도 바꿀 생각이 없다.

 

명예 미국 맥주

미국산은 아니어도 비슷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것들도 있다. 맥주의 전문가들이 말하는 코스에서 마시기에 적당한 수입 맥주들.

 

파시피코

살짝 톡 쏘는 맛이 있다. 이름은 성인용 공갈 젖꼭지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모델로

점점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 “모델 O”라고 읽어도 무방하다.

 

 

 

카리브

카리브해의 세인트키츠네비스 산. 보이면 챙겨라! 하루 종일 마시기에 최고의 맥주.

 

 

 

코로나

오래 전 챔피언에 등극한 맥주. 라임을 곁들이면 더 맛이 좋다.

 

 

 

 

MICHAEL CORCORAN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webmaster@golfk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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