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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 스토리] 최연소 LPGA 입성 “내 이름은 전영인”
[플레이어 스토리] 최연소 LPGA 입성 “내 이름은 전영인”
  • 황창연
  • 승인 2019.02.13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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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시즌 LPGA 투어 신인상 도전
꾸준히 노력하는 선수 되고파
샷거리와 정확도 모두 뛰어난 드라이버샷이 특기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최연소 미 LPGA 투어 풀시드를 확보한 전영인(19, 볼빅)을 만났다. 유명 레슨 프로 전욱휴의 딸로 더 알려진 그는 어려서부터 방송과 인터뷰에 익숙한 덕분에 질문에 답하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막힘이 없었고, 자신도 넘쳤다. 아니, 나이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당당한 모습에 애어른처럼 느껴졌다. 오래 전 앳된 꼬마는 이제 기억 속에 지워도 될 만큼이제 전영인은 자신의 이름을 알리며 날개를 활짝 펴는 일만 남았다.

_황창연 기자, 사진_차병선 기자

전영인, 2000년생, 163cm

5살 때 처음 골프채를 잡은 전영인은 골프 TV 프로그램을 즐겨 본 골퍼에게 결코 낯설지 않은 얼굴이다. <전욱휴의 월드 그레이트 티처스>에 출연해 유명 레슨 프로나 선수의 노하우를 따라했던 장본인이기 때문. 또 진행을 맡았던 전욱휴의 딸이기도 하다. 될 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그는 10살이 되는 해 US키즈 월드주니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 주관 대회에서는 5승을 휩쓸었고, 지난 2017년에는 미국 주니어골프 메이저급 대회인 폴로 주니어 클래식에서도 우승했다. 이 대회는 타이거 우즈와 아리아 주타누간이 우승한 대회로 유명하다. 엘리트 코스를 밟은 전영인은 만 18세 이상에게 주어지는 퀄리파잉스쿨 응시자격에서 예외 규정을 적용받았고, 퀄리파잉스쿨 통과로 LPGA 시메트라 투어(2부 투어)에서 활동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 말 마침내 13위로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하며 미 LPGA 투어 카드를 손에 쥐었다. 렉시 톰슨과 리디아 고 이후 세 번째로 나이 제한을 적용받지 않고 풀시드를 얻은 사례다.

 

아버지가 유명 레슨 프로다. 당연히 골프 인생에 많은 가르침을 줬을 텐데.

항상 자신 있게 하라고 말씀하셨다. 못해도 괜찮다. 골프를 한두 번 하고 끝낼 게 아니니 후회만 남지 않게 하라는 말이 큰 도움이 됐다. 그래서 더 자신 있게 골프를 하게 된다. 골프 외적으로는 다정하고 제일 친한 친구다. 물론 의견이 맞지 않아 자주 다투기도 하지만 가장 의지할 수 있는 존재다.

 

자주 다투는 이유는 뭔가.

주로 시합 중에 그렇다. 아버지가 캐디를 해주다보니 의견이 맞지 않을 때가 있다. 가령 클럽을 선택할 때 나는 8번 아이언이면 충분할 것 같은데 아버지는 7번을 고집한다거나, 또 그린에서 퍼팅라인을 얼마나 봐야하는지 등이다. 그 순간순간 선택에 따라 결과가 바뀌기 때문에 서로 예민할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아버지가 전문가라서 더 그런 것 같다.

 

결과로 봤을 때 누구 말이 더 옳은 편인가.

반반인 것 같다. 내 고집대로 한다고 잘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버지 말을 따른다고 무조건 좋은 결과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안전한 플레이를 원하고 나는 버디를 노리다보니 좀 더 공격적이다. 그래도 보통은 아버지 말을 듣는 편이다. 그러면 최악의 상황은 나오지 않는다. 잘못 되도 보기 정도에서 멈춘다.

 

어릴 때는 방송 출연도 많이 했는데, 그런 게 도움이 되나.

워낙 어릴 때이고 여러 사람을 만나서 사실 많은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골프가 꼭 한 가지 방법으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유명한 사람들을 보면 수없이 많은 방법과 환경에서 성공했다. 결국 의지만 있다면 잘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까지는 전욱휴의 딸로 많이 알려졌다. 이제 전영인으로 유명해져야 하지 않을까.

그래도 지금은 그런 말이 줄어든 편이다. 예전에는 전욱휴의 딸이 골프한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그렇게 큰 선수가 아니었음에도 그런 관심을 받았던 것이 도움이 된다. 내 능력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았고, 그래서 방송이나 인터뷰 등에 익숙해질 수 있었다.

 

그만큼 부담도 많지 않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당연히 그렇다. 그런데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인터뷰하는게 재밌고, 어른들이 칭찬해주는 게 좋다.

그 어린 꼬마가 드디어 LPGA 투어에서 활약하게 됐다. 당연히 목표는 신인왕일것 같은데.

물론 신인왕을 하면 좋겠지만 워낙 뛰어난 선수가 많아서 쉽지 않을 것이다. 최종 목표는 톱60에 들어서 아시안스윙에 출전하는 것이다. 여러 나라를 가보고 경험하고 싶다.

 

주변에서는 올해 LPGA에 입성한 이정은과 함께 강력한 신인왕 후보라고 하던데.

글쎄이정은은 나와 차원이 다른 선수다. 나는 이제 막 시작한 루키고, 이정은은 이미 한국을 평정한 특급 선수다. 비교대상이 아니다. 나로서는 그런 뛰어난 선수와 비교해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어릴 때부터 미국 코스는 자주 경험했을 텐데,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LPGA 시합 코스를 모두 경험한 건 아니니까 장담은 못하겠다. 그렇지만 일단 코스 컨디션은 좋을 것이라 예상한다. 개인적으로 변별력 있는 코스를 좋아하는데, 어려운 문제를 풀듯이 코스를 하나하나 공략하겠다. 우선 올해는 매 시합 예선 통과가 목표다. 그래서 1, 2라운드는 안전하게, 3, 4라운드는 좀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할 생각이다.

 

지난해 최연소로 LPGA 시메트라 투어에서 활동했다. 어린 나이에 프로로서 본격적인 투어에 임한 소감은.

많이 힘들었다. 2017년까지 주니어 선수로 활동할 때만 해도 또래 중 상위 수준이었고, 국가대표도 지냈었다. 그런데 최연소로 프로턴을 해보니 쟁쟁한 선수들이 너무 많고, 그들의 게임 수준 자체가 완전히 달랐다. 스스로 교만했다는 걸 느꼈다. 10위 안에는 들 수 있다고 예상했지만 내 생각과는 달랐다. 그만큼 올해 LPGA 뛰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힘들었지만 가치는 있었다.

 

어떤 게 가장 힘들었나.

일단 대회수가 많았다. 주니어 때 최대로 출전했던 15개와 프로에서의 21개와는 차이가 아주 컸다. 또 시즌 막바지에는 Q시리즈까지 8주 연속 시합을 했는데, 끝나고 너무 힘들어서 4일 정도 침대에 누워있었다. 체력도 부족했고 노련함도 떨어졌다. 연습으로 따라갈 수 없는 게 있더라.

주요 기록: 미 LPGA Q시리즈 13위, 4년 연속 미국 주니어 국가대표, 2017년 폴로 주니어 클래식 우승,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 주관 대회 5승, 2018 시메트라 투어 드라이버 평균 샷거리: 261.54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80.47%, 그린 적중률: 76.29%

작은 체구임에도 장타자다. 굉장히 강한 스윙을 구사하는데.

스스로 장타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에는 덩치 큰 선수도 많고, 300야드 가까이 때리는 선수도 흔하다. 나는 거리보다는 정확성이 더 자신 있다. 드라이버샷은 똑바로 친다. 18홀 라운드를 하면 거의 페어웨이를 지키고, 러프에 떨어지는 횟수는 많아야 4개 정도다.

 

반면 샌드세이브와 평균 퍼팅은 좋지 않더라.

수치뿐 아니라 실제 기량이 부족한 게 맞다. 쇼트게임이나 퍼트 등 항상 마무리가 약했다. 그래서 시즌 마지막부터 퍼트 연습량을 늘렸고, 앞으로 충분히 보완이 가능하다고 본다. 지금보다 더 많이 늘려야 한다.

 

시메트라 투어 최종 44위로 마감했는데, 기대 받던 유망주치곤 뛰어난 성적이라 할 수 없다.

지난해는 최악의 해였다. Q시리즈 때문에 결과가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44위도 겨우 한 것이다. 부족한 상태에서 프로턴을 너무 일찍 한 게 아닌가 스스로 자책도 했다. 최연소로 특혜를 받고 1년 먼저 투어에 입성한 게 아닌가. 그만큼 잘해야 하는데 기대에 못 미치는 것 같아 힘들었다. ‘골프를 그만둬야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찌됐든 최연소 Q시리즈 통과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

8일 동안 Q시리즈를 치렀고, 특히 마지막 홀은 버디로 끝냈다. 기쁘게 인사했는데 너무 허무 하더라.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1년 동안 잘 안 됐던 골프가 순식간에 해결된 느낌이었다. 골프가 하루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닌데 너무 감정이입을 깊게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그렇게 힘든 게 아닌데 힘들다고 느끼고 있었다. 어리다는 이유로 내 자신에게 핑계를 줬던 것 같다.

 

아직은 친구들과 놀며 군것질 할 나이다. 골프 선수를 선택한 게 후회되지 않나.

은퇴하고도 충분히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골프 때문에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골프가 적성에 맞다. 다른 걸 해보려고 생각이나 시도도 해본 적 없다. 지금 나는 내 또래에서 누릴 수 없는 걸 하고 있다. 여러 나라를 다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물론 한국의 친구들을 만나는 게 기다려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한 번씩 와서 만나는 걸로 충분하다.

 

어떤 선수로 남고 싶나.

꾸준히 오래가는 선수. 명예의 전당이나 그런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선수로 활동하고 싶다. 40세까지라고 얘기하고 다녔는데 그 뜻은 오랫동안 뛰고 싶다는 얘기다.

 

아직 전영인을 알지 못하는 골프 팬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전영인은 항상 밝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또 골프를 즐긴다.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했는데 많은 관심을 줘서 부담스럽긴 하지만 이제 성적으로 보여주겠다. 관심 있게 지켜봐 달라.

 

 

황창연 hwangcy@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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