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과 놀라움, 하와이 카우아이의 아름다운 골프코스
충격과 놀라움, 하와이 카우아이의 아름다운 골프코스
  •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 승인 2019.02.0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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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아이는 좋은 분위기로 마음을 느긋하게 풀어주며, 심지어 처음 만나 함께 골프를 하는 낯선 사람들도 친구가 되게 해준다.
전형적인 카우아이의 골프를 보여주는 호쿠알라 오션코스의 193야드 파3 14번홀. 항상 산들바람이 부는 위험한 홀이지만 아름다움 그 이상을 갖추고 있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나는 지금 카우아이의 포이푸 베이 골프코스의 첫 홀에 서 있다. 이번 골프 여행의 첫 스윙을 하면서 나도 모르는 2명의 골퍼와 함께 하고 있는 순간이기도 하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말의 전부는 여기서는 대기가 푸르게 보인다는 것이다. 하늘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대기가 그렇다는 뜻이다. 이곳의 대기는 푸르게 물들어 있다. 지난 밤, 공항에서도 그렇게 보였다. 이곳은 온통 어디나 푸른빛이다. 이 지역의 정취를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 아니라 하와이에서 보내는 첫날에는 그곳이 어느 지역이든 모든 것이 그림 같이 보인다.

그 때문인지 드라이버를 손에 잡았을 때 형편없는 시상이 마구 떠올라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같이 골프를 한 사람들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었으며 그들에게 이곳의 대기가 나와 똑같이 보이는지 물어보진 않았다. 내 느낌을 다른 사람에게 확인할 필요는 없다. 또 이들은 내 친구들도 아니다. 아직까지는 그렇다. 나는 가볍게 이 푸른 세상으로 걸어 나가며 티를 집어 들었다.

포이푸 베이 골프코스는 카우아이에서 골프 여행을 시작하기 좋은 곳이며, 로버트 트렌트 존스 2세의 7,100야드짜리 코스가 자리 잡고 있다. 한때 타이거가 14회 출전해 7승을 쓸어가며 골프를 지배하던 시절, 바로 그 대회가 1994년에서 2006년 사이에 이곳에서 개최됐다. 그때 이 코스는 어려웠다. 첫 홀은 천천히 오르막 경사를 타고 올라가며, 그린은 페어웨이 왼쪽 끝의 구석진 곳에 조용히 둥지를 틀고 있다. 나는 홀을 멋지게 공략했고, 한주 동안 나의 동반자였던 뒤쪽의 골퍼들이 적당하게 휘파람을 불어주며 중얼거리는 목소리로 약간의 찬사를 보내줬다.

여기는 완전히 푸른빛 일색이네요.” 첫 홀을 떠나며 나는 말했다. 그러나 내 말에 특별히 동의를 표한 일행은 1명도 없었다.

우리가 공통으로 알고 있으며 이번 짧은 여행을 직접 계획한 친구가 마지막 순간에 약속을 취소함으로써 나머지 멤버들이 어젯밤 리후에 공항에서 처음 만났다. 그리고 그렇게 3명의 낯선 여행객과 1대의 렌터카가 특별한 이유 없이 미국의 가장 서쪽 끝에 자리한 섬에 모여 4일 동안 5개의 코스를 섭렵하는 일정을 함께 하게 됐다. 최상의 이유, 바로 골프를 함께 하겠다는 것 이외에는 달리 우리가 여기에 모인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하와이는 놀랄 정도로 환상적인 곳이어서 이곳에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가 절로 나온다. 하와이는 항상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측면이 있다. 이곳은 하와이 토박이가 아닌 사람들의 냉랭한 마음도 편안하게 녹여준다. 아울러 중압감을 풀어주는 매력적인 약속의 섬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이 PGA 투어가 한해의 첫 대회를 마우이의 카팔루아와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아에서 시작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이미 하와이의 섬 자체가 멀리 떨어져 있는데 카우아이는 그 중에서도 가장 멀리 홀로 떨어져 있는 섬이다. 물론 이 섬에는 해안도로에서 곧바로 접근할 수 있는 휴양지들이 있고, 북쪽 해안에는 고급 저택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지역을 벗어나 변두리로 향하면 초원에 망가진 농가가 버려져 있고, 위로 치솟은 뒤틀린 검은 화산에 울타리가 묻혀 있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카우아이는 말할 수 없이 조용하다. 잉크를 풀어놓은 듯 진하고 넓은 대양은 막힘없이 수평선까지 이어진다. 하늘은 이 모든 풍경 위에서 균형을 잡고 있다. 농담이 아니다. 이곳은 낙원이다.

마카이의 많은 홀들은 태평양 가까이 붙어서 다정한 관계를 자랑한다. 필자와 어니스트는 이곳과 장대한 푸아케어에서 함께 골프를 하며 친구가 됐다.

그곳에서 함께 한 일행? 머리를 밀어버린 2명의 남자였다. 첫날 나는 스코어카드에 그들의 이름을 어니스트와 캐비라고 적어 넣었다. 어니스트는 이제 막 결혼을 한 젊은 친구였으며, 스윙을 필요한 수준보다 더 강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가치를 느끼는 모든 것에 열정적이었다. 그리고 모든 것에 깊이 감사하는 태도를 갖고 있었다. ‘어니스트란 진심어린 사람이란 뜻인데 정말 그랬다. 몸이 날씬했고 환상적인 면도기를 갖고 있었으며 최고의 여행업계에서 일하고 있었다. 아직 남자 인생의 초반부에 서 있는 친구여서 그런지 아이나 주택 마련에 대해선 관심이 없었고, 럼주나 심지어 대부분의 밀레니얼 세대에서 습관적으로 예상이 되는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팀, 그러니까 보스턴 레드삭스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었다.

캐비는 책 비평가다. 나이는 나와 비슷했다. 그는 골프 스윙이 기대에 못 미치면 약간 표정을 찡그리면서도 놀라진 않았으며, 부족한 스윙이지만 나보다는 수준이 높았다. 캐비는 이번 여행에 대한 기대로 그동안 골프를 많이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핸디캡을 정확히 알고 있지 못했으며, 플레이가 잘 풀리는 날에는 핸디캡 15 정도로 파악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그에게선 들어주기만 하면 털어놓을 많은 얘기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우리가 있는 지점이 어디인가 생각이라도 하듯 시선을 수평선이나 다음 홀, 또는 마지막 홀이나 그냥 대양 자체에 얹어놓고 멍하게 보일 때가 있었다.

카우아이에서 사람들은 남쪽과 동쪽, 북쪽에선 해안선에 붙어서 살고 있다. 나팔리 해안이라 불리는 서쪽 해안은 사람이 살지 않는 원시 그대로의 지역이다. 그곳에는 골프장이 전혀 없다. 3명의 우리는 렌터카를 몰고 사람들의 주거 지역을 따라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했다. 길모퉁이를 돌 때마다 색조를 달리하는 어느 정도 새로운 풍경이 약속처럼 나타났다. 하날레이나 쿠무쿠무, 와이메아와 같은 이름의 작은 마을은 어느 곳이나 줄무늬의 네온 조명으로 장식된 셰이브 아이스 판매대를 내놓고 다양한 맛의 식품을 제공하고 있었다.

과일 판매대는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었다. 모든 도로의 옆에는 비밀스런 해변이 있었다. 골프코스는 자연 공간에서 밀집된 나무를 베어내고 만들어 그곳에선 넓게 시야가 트였다. 야생 상태이지만 코스는 손질이 잘 돼 있다.

때로는 최소한만 손을 댄 곳도 있다. 작은 섬인 카우아이는 섬의 골프코스에선 시야가 넓게 트였다. 포이푸 베이에서 스코어카드를 모두 채운 우리는 근처의 그랜드 하얏트 리조트에서 하와이 전통 마사지인 로미로미 마사지를 받았다. 이어 우리는 30분 정도 차를 몰아 호쿠알라의 오션코스를 찾았다. 잭 니클로스가 설계한 이 웅대한 코스는 태평양과 나윌리윌리 베이를 따라 흘러가면서 이곳의 대표적 홀인 등대 홀의 가파른 경사지대로 향한다. 이 등대 홀의 그린은 페어웨이보다 20m 더 낮은 지점에 자리하고 있으며, 태평양은 다시 그린보다 30m 더 낮은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선 바람과 심한 경사의 도움을 얻으면 60° 웨지가 7번 아이언으로 바뀐다. 잠깐이지만 코스는 리후에 공항을 아주 가까이 스쳐 지나간다. 캐비와 나는 우리가 서 있는 곳에서 갭웨지의 샷거리 정도에 있는 활주로를 향해 민간 항공기가 방향을 트는 인상적인 구경거리를 아무 말 없이 지켜볼 수 있었다. 소리가 요란해도 볼만했다.

카우아이 골프의 아름다운 점은 어떤 골프장 한 곳에 묶여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아무 것도 잃지 않고 화려한 리조트 코스에서 푸아케아와 같은 잘 관리된 퍼블릭 골프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일련의 난이도 높은 홀들을 갖춘 6,950야드의 푸아케아코스는 이 섬에서 가장 높은 지대를 타고 흘러가는 듯하다가 이어 넓고 탁 트인 지역으로 미끄러져 내려간다. 그리고 이 부분의 어느 지점에선 엄청난 규모의 대형 할인점으로 사람들을 데려다 준다. 카우아이에서는 여러 가지 삶이 모두 가까이 붙어 있는 것에 대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또 그럴 필요도 없다.

그 까다로운 코스에서 라운드를 마친 뒤, 우리는 고상한 북쪽 해변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곳은 많은 유명 영화배우와 여러 방면의 거물들, 그리고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는 서핑 선수들의 본거지이며, 초호화 시설인 프린스빌 리조트가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다. 우리는 이제 여행 3일째에 접어들고 있었다. 함께하는 골프 체험이 계속되면서 우리는 서로 유대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보드카를 곁들여 저녁을 먹었고, 어니스트가 몇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다. 캐비는 결혼하지 않고 가정을 꾸리고 있는 것에 대해 밤새도록 얘기를 해줬다.

3일째, 우리는 프린스빌의 마카이코스에서 라운드를 했다. 이용한 곳 중 가장 그린피가 비싼 곳이었다. 우리는 다시 바다의 가장자리에 도달하게 됐고, 그곳에선 간간히 나타나는 서핑 선수와 멀리서 놀고 있는 혹등고래의 희미한 모습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어니스트는 이 코스에서 좋은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캐비의 스코어도 그의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나는 그때쯤 우리가 친구가 돼 있었다는 점이 기분이 좋았다.

4일째, 우리는 와일루아라 불리는 유명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했다. 의심의 여지없이 와일루아는 그린피가 저렴한 코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섬의 동쪽 해변을 따라 낮게 흘러가는 아름다운 홀들을 자랑한다. 이 지역의 가판대 운영자들은 이곳에 모여 맥주를 마시고 샌드위치를 나눠 먹는다. 그들 중 1명이 우리 3명의 조에 합류했다. 끊임없이 줄담배를 피워댔던 그는 자신만의 카트를 혼자 이용하겠다고 주장했으며, 당황스러울 정도로 쉽고 정확하게 담뱃불을 이어갔다. 그러면서도 그는 조심스럽게 우리 눈치를 살폈다.

와일루아에서 나는 체력이 거의 방전됐으며, 이번 골프 여행의 넷째 날에는 항상 그랬다. 때문에 넷째 날은 나에게 죽음이었다. 기동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강한 더위가 느껴졌다. 그리고 목이 아팠다. 마치 그곳에 적이라도 있는 것처럼 먼 곳을 노려보기도 했다. 상황이 그런데 스윙에 대해 제대로

생각할 수 있었겠는가? 샷은 연이어 길고 축축한 페어웨이의 오른쪽으로 빗나갔다. 왼쪽에는 대양이 자리 잡고 있었고, 나는 차마 그곳을 쳐다볼 수도 없었다. 멍한 상태가 계속되거나 모든 일에 짜증이 났고 9개 홀의 플레이가 끝난 뒤에는 사태가 더 심각해졌다. 곧 페이드가 사라지더니 슬라이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 다음엔 볼이 호젤에 맞는 생크가 이어졌다. 그리고 그 뒤에 나는 사실상 샷을 헛쳤다. 어니스트가 아무 말 없이 앞서 걷는 것으로 예의를 지켜줬다. 스스로 정말 실망스러웠고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몸 상태를 회복해 떠날 준비를 해야 했다. 나는 위선자였다. 모든 것을 다 망쳤다. 하지만 어쨌거나 캐비가 나서서 손을 내 어깨에 얹으며 조용히 이렇게 물었다. “이봐 친구, 내가 자네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없을까

나는 한 번도 골프코스에서 그런 질문을 들어본 적이 없다. 열 번의 골프 여행에서도 없었고, 수십 번의 라운드에서도 없었다. 나는 그 말에 기운이 났다. 그는 우리가 이곳에 올 때 우리가 가져온 유일한 무엇인가를 내게 줬다. 우리가 플레이하는 골프라는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무엇인가 오래되고, 우리가 서 있는 섬과 마찬가지로 무엇인가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심지어 그렇게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효과를 발휘한 그것은 바로 우정이었다.

그밖에 그가 나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나는 내 상황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면도한 그의 머리 위를 만지며 크게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시원하구만. 나는 그냥 우리가 함께 멀리 여기까지 왔다는 것 자체가 한없이 기뻐.”

 

By Tom Chiar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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