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해안에 고요하고 아름답게 펼쳐진 트랄리 골프클럽
아일랜드 해안에 고요하고 아름답게 펼쳐진 트랄리 골프클럽
  •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 승인 2019.02.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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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카운티 케리 소재에 있는 트랄리 골프클럽, 그리고 14번홀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내가 두 대륙을 오가며 26년 동안 플레이한 수천 개의 골프장 가운데 감성적인 이유로 내 기억 속에 단단히 자리를 잡은 곳이 몇 군데 있다. 그 홀들에 대한 향수가 뿌리 내리고 있는 곳은 내 젊은 시절의 코스들이다. 하지만 수많은 개별 홀들 가운데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딱 한 번 플레이했던 아일랜드의 트랄리 골프클럽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곳은 어디에도 없다. 이 코스는 존재 자체가 놀라운 선물이다. 특히 2010년 11월, 내가 플레이했던 햇볕 좋고 상쾌한 그 어느 날처럼 태양이 밝게 빛나고 찬바람이 부는 날 플레이를 하게 된다면 더더욱 그렇게 된다. 끝없이 펼쳐지는 북대서양의 놀라운 풍경, 완만한 경사의 페어웨이, 거대한 모래 언덕과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슬리브 미스트 산악지대는 이 코스의 아름다운 배경이다.
모든 홀이 인상적이지만 내 곁에 끝까지 머무는 것은 14번홀이다. 바로 전의 13번홀은 풀로 덮인 협곡을 완전히 공중으로 타 넘어가야 하는 아주 멋진 쇼트아이언 홀이다. 파3 13번홀을 마무리하고 나면 높이 자리한 14번 티잉그라운드를 향해 고개를 들게 된다. 티잉그라운드로 올라가는 동안에도 이 홀의 찬란함은 계속 숨겨진 상태로 유지된다. 나는 처음 이 홀의 경관을 마주했을 때 동반자들에게 “진심으로 내가 지금까지 본 곳 중 가장 아름다운 홀이야”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403야드, 파4의 이 홀은 골퍼의 앞으로 곧게 뻗어나간다. 그린에 이르는 홀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전략적으로 배치된 몇 개의 벙커가 페어웨이에 흩어져 있고, 이는 만족스런 색채를 가미해 주면서 부드러운 기복의 넓은 그린과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그린은 페스큐 러프에 둘러싸여 있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빛을 받아 일렁대는 캐러헤인 스트랜드 해변의 풍경이 선물처럼 놓여있다. 그리고 이곳의 그린 바로 뒤에는 멀리 방목된 소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한 농가가 보인다.
이런 장면, 그러니까 초록 그린과 갈색의 풀, 흰색의 모래와 구름, 푸른빛의 바다와 하늘, 느릿느릿 노니는 가축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만들어내는 풍경은 너무 평화로워서 나는 샷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정도였다. 그리고 또 하나,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 바로 고요함이다. 바람이 만들어내는 백색 소음, 땅을 밟거나 끌 때 나는 소리, 등에 짊어진 골프백 속에서 클럽이 부드럽게 달그락거리는 소리만 있을 뿐이다. 내게 그곳의 골프는 꿈만 같았다.

 

By Jessica Marksbury, Senior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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